[뉴스] 산업공학 CEO 시대 열리나… 고동진·구현모·권봉석·김범수 활약

[뉴스] 산업공학 CEO 시대 열리나… 고동진·구현모·권봉석·김범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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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산업 이해도 높고 문제해결 능력 뛰어나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전환 이끌 적임자

 

KT (26,250원▼ 300 -1.13%)이사회는 지난달 말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구현모 사장을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전·현직 KT맨과 전 정보통신부 장관까지 가세한 경쟁에서 구 사장이 낙점된 이유는 성장을 위한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 점이다.

 

김종구 KT 이사회 의장은 "구 후보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으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이 가능한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7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KT에서만 33년간 근무한 KT맨이다.

 

 

왼쪽부터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구현모 KT 사장, 권봉석 LG전자 사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각 사 제공·조선일보DB

IT업계에 ‘산업공학 전공 CEO’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기·전자, 컴퓨터, 기계 등에 비해 공대에서 비주류로 불렸던 산업공학 전공자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술과 산업의 특성을 파악,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삼성 ‘폴더블폰’ 성공 이끌고… LG ‘프리미엄 TV’ 전략 주도

 

지난해 말 인사에서 LG전자 (69,600원▼ 700 -1.00%)CEO로 발탁된 권봉석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 사업기획실로 입사했다. 전략부터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을 두루 경험한 전략가로 통한다.

 

권 사장은 2014년 LG그룹 컨트롤타워인 (주)LG 시너지팀장을 맡아 계열사 간 융복합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집중, 거시적인 사업 안목을 넓혔다. 2015년에는 HE(TV)사업본부를 맡아 프리미엄 중심으로 TV사업의 체질을 바꿨고, 지난해에는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평택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시켰다.

 

삼성전자 공동 대표이사인 고동진 사장(IM부문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제품의 디자인이나 모양)를 발굴, 안착시켰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5G(5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53.9%이라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했다.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출신인 고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기술기획 업무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문 유럽연구소장, 상품기획 등의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사내에서는 기술과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서울대에서 산업공학 학·석사를 받았다. 그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성공주역이며, 2011년 1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기업가치를 13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김 의장 역시 기술은 물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을 넘어 금융, 운송, 콘텐츠, 인공지능(AI)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중이다.

 

◇ AI·빅데이터 시대 문제해결력 필요… 융합·사회변화 트렌드 예측 뛰어나

 

과거 산업공학과는 공대에서 비주류로 불렸다. IT업계 CEO 역시 전기·전자, 컴퓨터, 기계 등의 전공자가 많았다. 하지만 전 산업에 AI, 빅데이터 바람이 불면서 과거와는 다른 문제해결 방식이 필요하게 됐다. 산업공학 전공자들은 다양한 기술과 산업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적화된 형태로 문제를 해결한다. 융합, 사회변화 속에서 트렌드를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실제 LG전자는 권봉석 사장에 대해 "디지털전환의 핵심요소인 빅데이터, AI, 연결(커넥티비티), 콘텐츠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IT기업의 핵심과제인 디지털전환의 최적임자"라고 소개했다.

 

IT업계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CEO로는 LG 사장 출신인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와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 등이 있다. 산업공학을 전공한 미래 CEO 후보군으로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이동통신부문)사업부장이 꼽힌다.

 

 

(조선비즈 2020.01.06.)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5/2020010501293.html